이슬람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부정

꾸란에서는 예수를 이사(Isa)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총 59회나 언급하고 있다. 이사(Isa)라는 명칭으로 25회, 메시아를 뜻하는 알-마시(Al-Masih)라는 단어로 11회, 그리고 마리아의 아들(son of Maryam)이라는 표현으로 23회가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꾸란은 예수의 존재를 비교적 큰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이 바라보는 예수는 기독교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께서 아들을 통해 자기 자신을 계시한 것으로 믿고 있는 것과 달리, 이슬람은 예수를 신성을 소유하지 않은 한 사람의 선지자로 구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천지(天地)차이라 할 수 있다.

꾸란에서 언급되고 있는 예수에 대해 대다수의 무슬림 주석가들은, 예수가 다른 선지자들과 마찬가지로 신성을 지니지 않은 유한한 인간임을 표현해주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구원론적인 메시아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단순한 고유명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은 아담을 비롯해 성경의 많은 선지자들을 꾸란에 언급하고 있다.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엘리야, 요나, 예수, 무함마드 등 꾸란이 선지자로 기록하고 있는 인물은 25명 정도다. 주목할 점은 무함마드나 다른 선지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수가 여러 선지자 중에 한 명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예수는 마리아의 아들로서 선지자일 뿐 이는 이전에 지나간 선지자들과 같음이라…”(꾸란 5:75)

그렇다고 예수가 행한 이적까지 거부하고 있지는 안한다. 예수가 죽은자를 살리고 문둥병자를 치료한 사건이 꾸란 3장 49절에 기록되어 있다. “…나는 주님으로부터 예증을 받았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진흙으로 새의 형상을 만들어 숨을 불어넣으면 하나님의 허락으로 새가 될 것이라. 하나님이 허락하실 때 나는 장님과 문둥이들을 낫게 하며 하나님의 허락이 있을 때 죽은 자를 살게 하며…”(출처: 최영길의 「성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 알라를 하나님으로 기록하고 있음) 하지만 이 구절도 잘 살펴보면 하나님이 허락할 경우에 이적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꾸란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는 점을 다음 구절들에서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성서의 백성들이여 너희 종교의 한계를 넘지 말며 하나님에 대한 진실 외에는 말하지 말라. 실로 예수 그리스도는 마리아의 아들이자 하나님의 선지자로서 마리아에게 말씀이 있었으니 이는 주님의 영혼이었노라. 하나님과 선지자들을 믿되 삼위일체설을 말하지 말라. 너희에게 복이 되리라. 실로 하나님은 단 한분이시니 그분에게는 아들이 있을 수 없노라. 천지의 삼라만상이 그분의 것이니 보호자는 하나님만으로 충분하니라.”(꾸란 4:171)

“유대인이 이르길 에즈라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말하고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니 이것이 그들의 입으로 주장하는 말이라. 이는 이전에 불신한 자들의 말과 유사하니 하나님이 그들을 욕되게 하사 그들은 진실에서 멀리 현혹되어 있더라.”(꾸란 9:30)

“하나님이 셋 중의 하나라 말하는 그들은 분명 불신자라 하나님 한 분외에는 신이 없거늘 만일 그들이 말한 것을 단념치 않는다면 그들 불신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벌이 가해지리라”(꾸란5:73)

이처럼 꾸란은 기독교인들을 향해 삼위일체설을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 “예수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기독교인들의 고백은, 그들의 유일신 하나님(알라)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꾸란 112장 1~4절에서는 “일러 가로되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하나님은 영원하시며, 성자와 성부도 두지 않으셨으며, 그분과 대등한 것 세상에 없도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하나님이 인간적인 방법으로 아들을 가지지도 않았으며, 하나님의 신성의 어떠한 부분도 공유되거나, 그에 대적할 어떠한 존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하나님의 유일성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는 무함마드가 기독교의 삼위일체론을 삼신론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성부, 성자, 성령’의 삼신론도 아닌 ‘하나님, 마리아, 예수’의 삼신론으로 말이다. 어찌됐든 그래서 이슬람 초기의 다신교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삼위일체론을 철저히 경계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의 이러한 차이는 두 종교의 본질적인 갈등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