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WCC 부산총회는 한국 개신교가 세계 기독교 공동체로부터 인정받고 본격적으로 함께 일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국내적으로도 한국 개신교가 교회와 목회의 새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의 대표대회장인 김삼환(68) 명성교회 담임목사는 코앞으로 다가온 초대형 행사의 막바지 준비에 바쁜 모습이었다. 2009년 8월 WCC 제10차 총회를 유치할 당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으로 유치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했고, 유치 후에는 한국준비위의 상임위원장과 대표대회장으로 대회 준비를 총괄해 온 김 목사는 지난달 26일부터 3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의 WCC 본부와 에티오피아 정교회를 방문하여 WCC 부산총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4월부터 이스라엘 예루살렘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호주 캔버라 등을 잇달아 방문하여 각 지역 기독교계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각국 기독교계는 1961년 인도 뉴델리의 제3차 총회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부산총회에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보통 참가 신청자 중 10% 정도가 취소하는데 이번에는 취소가 거의 없어 숙소 마련 등에 애를 먹을 정도입니다. 그들은 겨우 13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젊은 교회'인 한국 개신교가 '세계 10대 교회'로 발돋움하고, 선교받은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선교하는 나라가 된 저력을 궁금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신흥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한국이 짧은 기간에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기독교가 수행한 역할을 배우고 싶다고 집중적으로 물어옵니다."

전 세계 140개국의 개신교와 정교회 교단 349개가 회원인 WCC가 7~8년마다 개최하는 총회는 세계 기독교 공동체가 당면한 현안을 논의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로 '기독교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이번 부산총회에는 WCC 회원이 아닌 가톨릭 교회를 포함, 기독교 거의 모든 교파가 파견하는 공식대표 2800명을 비롯해서 약 7500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모임을 가지며, 11월 2일에는 임진각 평화순례를 통해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현실을 체험하고 분단 극복을 위한 WCC의 역할을 모색하게 된다. 김 목사는 "총회 기간 중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WCC 총회는 기독교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 행사로 치러진다. 역대 WCC 총회는 언제나 주최국의 국가원수가 축하연설을 했다. 김 목사는 "우리도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 기독교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 앞에서 자신의 비전을 보여주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삼환 목사는 WCC 부산총회가 한국 개신교는 물론 사회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WCC의 모토인 '다양성 속의 일치(Unity in Diversity)'는 지금 한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신입니다. 세계 기독교의 주요 교파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처럼 우리 개신교와 사회도 분열·단절·대립을 극복하고 소통하고 대화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10/2013101004347.html